En Kristo
주님 안에서

시간 (2020.4.13)

“시간이 지났다.”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는 말이다.

누군가에게는 슬픔이 담긴 말일 것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기대가 담겨 있는 말일 것이며, 또 누군가에게는 그저 아무런 의미가 없이 지루한 자신의 삶을 표현한 말일 것이다.

이런 다양한 반응들을 담고 있는 “시간이 지났다”라는 말을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본다면, 우리는 금새 우리의 인생을 발견하게 된다. 즉, 나라는 존재가 어떠한 존재인가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에서 무의식 속에 튀어나오는 듯한 이 말이 우리 인생을 발견하도록 한다니 그저 놀랍고 신기할 따름이다. 우리가 너무나도 쉽게 지나쳐버린 모든 것들이 어쩌면 우리를 향해 우리가 어떤 존재인가를 말해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시간이 나를 지나쳤을까? 내가 시간을 지나쳤을까?

시간이 나를 지나쳤다고 생각해보자. 시간이 나를 지나쳤다면 나는 그 자리에 항상 고정되어 있는 존재가 된다. 즉, 움직이지 못한채 고정되어 밭과 논을 지키는 허수아비와 같은 나를 시간이 지나쳐가며 나에게 다양한 변화를 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개념은 우리로 하여금 한 가지 질문을 던지게 된다. 바로 “인간 다운 삶”이라 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사람답다는 것을 역동적이고, 능동적이며, 활력이 가득한 삶을 말한다. 하지만, 시간이 나를 지나쳤다는 개념은 이와는 정반대적인 개념인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내가 시간을 지나친 것이라 말해야 할까?

시간은 늘 그 자리에 고정되어 있다. 그리고 그 시간을 우리는 지나쳐 간다. 10년이라는 고정되어 있는 시간을 향해 우리는 1년 2년 3년…. 그렇게 달려간다.

그리고 그 고정되어 있는 시간을 향해 달려가는 우리의 삶은 역동적이고, 능동적이며, 활력이 넘치는 삶과 같이 보여진다.

그렇다. 우리는 시간을 향해 달려가고, 시간을 지나치며, 그렇게 우리가 지나친 시간을 “시간이 지났다”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우리에게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역동적이고, 능동적이며, 활력이 가득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고정된 시간을 주셨다.

그 고정된 시간을 향해 달려가며, 그 고정된 시간에 도달했을 때, 우리는 만족과 기쁨, 그리고 역동감과 능동감, 활력이라는 요소들을 얻도록 하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우리의 삶을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형상을 따라 창조된 인간으로 하여금 영광을 받으신다.

뿌듯함을 누리시고, 모든 것을 잘 행하였다 칭찬하시는 것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시간을 향한 우리의 반응은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돌아보게 한다.

과연 나는 지나간 시간을 돌아볼 때, 어떤 감정들과 생각들, 그리고 평가가 자리하고 있는가?

어떤 것을 잃은 듯한 억양의 “시간이 지났다”인가?

아니면, 어떤 것을 기다리는 듯한 억양의 “시간이 지났다”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아무것도 없는 그런 무의미한 억양의 “시간이 지났다”인가?

내 삶을 향한 질문을 던져본다.

나의 인생, 나의 존재를 평가하는 하나의 기준 시간,

시간은 항상 우리로 하여금 내가 누구인가를 생각하게 하며, 내가 어떤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를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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